새로이 쓰는 7월의 방명록

미리 양해 말씀 구합니다. 요즘 블로그 관리가 시원찮습니다.
사진도 이것저것 찍어두고 보여드리고 싶은 건 많은데
진득하게 해야 하는 일거리가 생겨서 제 처지가 좀 바쁘게 되어버렸습니다 굽신굽신.
시간이 나는 대로 틈틈히 새 포스팅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나저나 호시탐탐 덩치만 커져가는 밸리 굇수는……
에잇, 틈틈히 퇴치를 목적으로 해야겠군요.


날씨가 부쩍 더워졌습니다.
이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리플을 다시는 분이든 악플을 다시는 분이든 막론하고
더위 드시지 마시고 건강하세요. 뭐든 건강이 최고입니다.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면 자유롭게 남겨주시면 되겠습니다.
기껏 방명록까지 달아두었는데 개인적으로 찾아오는 주위 지인들은 별로 신경 안 쓰네요.
그건 '여어 오랜만일세' 같은 거 달라고 쓴 글이 아니야 이 사람들아. (……)

by 수오 | 2008/07/31 23:59 | Diary // 나날이야기 | 트랙백 | 덧글(19)

오타쿠 문답

(정상인도 오타쿠로 만드는?) 오타쿠 문답


풀잎열매 님 블로그에서 약탈해 왔습니다.
오랜만의 포스팅인데, 왜 난 이런 걸 선택한 거지…….


1. 당신은 일본음악을 좋아합니까?
 >> O, 다만 영역이 극소수에 한정되어 있네요. (역시나 애니 음악 -_-)
 한국 음악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다양한 시도를 좋아한다고 보는 것이 옳겠네요.

2. 당신은 중학교, 고등학교 수학여행이나 소풍때 미니게임기를 가지고 간적 있습니까? (PSP포함)
 >> X, 당시에는 가져갔다 하면 선생님에게 뜯기는 게 미니게임기였지요.
 게다가 그럴 돈도 없었습니다. 이미 다마고치 철은 지난 지 오래였고.

3. 당신은 고등학교 때 문과 일본어반 이었습니까?
 >> X, 문과는 맞지만 일본어반 자체가 없었습니다.
 어거지로 독일어를 하긴 했는데 그때만큼 후회한 적은 없었습니다 -_-

4. 당신은 짧고 타이트하게 줄인것보다 세일러복에 더 눈길이 갑니까?
 >> X, 세일러복은 취향 아님.

5. 당신은 뿔테안경을 썼습니까?
 >> X, 눈이 워낙 작아서 뿔테를 쓰면 완전히 묻혀버릴 것 같더군요 -_-
 안 어울릴 것 같기도 해서 포기했습니다. 유행 스타일은 내 것이 아님……

6. 당신은 미소녀게임을 좋아합니까?
 >> X, 판타지 애호가가 SF 보듯 합니다. 보기는 보는데 애착은 안 가고.

7. 당신은 남들이 안쓰는 단어(ex 얍, 따잇, 허억, 럴수럴수~ 등..)를 일상생활에 자주씁니까?
 >> O, 쓰다보니 추임새 같은 기분이라서 친한 녀석들 사이에서는 종종 쓰고 있습니다.
 그러나 자주…… 라고는 하기 어렵네요. 그냥 종종 씁니다.

8. 당신은 가끔 사람을 부를때 사람 이름 대신 메신저나 닉네임을 부르나요?
 >> O, 지금은 함께 술병 까고 노는 Frey 녀석도 가끔 정현이라는 이름보다 후라이가 더 익숙합니다.
 게다가 온라인 관계가 많다보니 아무래도 닉네임이 더 친숙하더군요. 
 수오라는 닉네임은 거의 이름과 같은 비율로 불립니다, 이걸 어째 -_-

9. 당신은 스타크래프트보다 혼자 집에서 죽치고 하는 게임(스포츠게임 제외)를 잘하나요?
 >> O, 다른 이유보다도, 스타크래프트 자체를 죽어라고 못합니다 -_-
 차라리 삼국지가 더 재미있네요. 스타크래프트는 이것저것 머리가 아파서.

10. 당신의 하드에 미소녀 사진이 5장 이상인가요?
 >> O, 거진 짤방용입니다, 잘 쓰지는 않지만.

11. 당신은 여자 평균 가슴싸이즈가 36이 넘는다고 생각하십니까?
 >> X, 사실 36이라는 수치가 어느 정도인 지도 감이 오지 않습니다만,
 일단 제 주변만을 살펴볼 때에는 그렇게 쉽게 나올 수 있는 싸이즈는 아니라 봅니다.

12. 당신의 가방에 인형이 달려있거나 캐릭터가 그려져있습니까?
 >> X, 가방에 뭐 달고 다니면 잘 떨어질 것 같아서 말이죠.
 그런 건 중고등학생 넘어가면 다 떼야 한다고 봅니다.

13. 당신은 비디오게임 잡지를 매달 구입하시나요?
 >> X, 비디오 콘솔 자체가 없습니다. 사서 뭐하리온……

14. 당신은 왠만한 여자 연예인을 봐도 이쁘다는 느낌이 안드십니까?
 >> X, 저 몸매를 만드는 데에 얼마나 공이 들었으며,
 저 얼굴을 만드는 데에 얼마나 많은 돈을 쏟아부었을 런지,
 정확히는 이쁘다기보다는 그 들인 공 자체를 경애해야 한다 봐야겠지요.

15. 당신은 무의식중에 사람이름에다가 xx상~ 또는 xx짱이라 말합니까?
 >> X, 어색합니다. ~군은 잘 쓰긴 하지만 그건 한국어에도 있으니.

16. 당신은 코스프레에 대해 관심이 많습니까?
 >> X, 재미는 있어보이지만 직접 해보고 싶다거나 유난히 퀄리티를 신경쓴다거나 하는 건 별로.
 다만 그런 걸 즐기는 사람들이 있구나, 하는 정도의 관심은 있습니다.

17. 당신은 술자리를 싫어하십니까?
 >> X, 어찌 남자가 술을 거부하겠습니까. 술은 법입니다.
 …… 근데 요즘은 하도 안마시다 버릇을 하니 별로 안 넘어가더군요.
 
18. 당신은 초난감을 웃음꺼리 이상으로 좋아합니까?
 >> X, 초난강을 이야기하는 걸까요, 초난감을 이야기하는 걸까요.
 전이든 후든 별로 감이 안 옵니다.

19. 당신은 개죽이, 달라맨디, 무늬중, 무효하는말에 어원을 아십니까?
 >> O, 이건 다 디씨 용어네요. 오타쿠랑은 별 상관 없어보이는데.

20. 당신의 컴퓨터 하드에는 avi파일이 1기가를 넘습니까?
 >> O, 여러 의미에서 다양한 분야에 걸쳐, 특히 한 분야에 큰 애착을 두고…….
 …… 가 아니라 하우스 1~4기 까지만 해도 벌써 5기가 넘습니다.

21. 당신은 혹시 지나가다 마주치는 사람을 만화캐릭터와 비교하지 않나요?
 >> X, 만화 캐릭터 자체를 얼마 모르다보니 별로 비교가 가지는 않습니다.

22. 자신이 알고있는걸 막 말하는데 알아듣는 사람이 하나도 없던 경험이 있습니까?
 >> O, 첫 소개팅 자리에서……
 주위에 항상 제 취향 맞는 친구는 한둘 있기 때문에 거의 그런 경우는 없다시피 합니다.

23. 여자를 미행해 본 적이 있습니까?
 >> X, 무엇보다도 금방 들킬 것 같습니다 -_-
 술래잡기 하면 항상 나는 술래였지, 후.

24. 커튼에 레이스만 봐도 이상한 생각이 들지 않습니까?
 >> X, 집에 커튼이 없습니다.

25. 양파망이나 귤을 담는 망사를 보며 미소를 짓습니까?
 >> X, 만약 그랬다면 취사병 하던 시절이 험했겠지요.
 양파 두망씩 매일같이 까보시면 웃음 따위는 지어지지 않습니다.

26. 당신은 여자친구를 사귀어 본 적이 한번도 없습니까?
 >> X, 있었다 하면 다들 신기해 하더군요. 어째서?!


============= 맞는 갯수(O)를 세보세요 ============

4개 이하 - 당신은 보통사람입니다.

5개~10개 - 당신은 그냥 약간 컴퓨터나 주변 오타쿠에 오염된 사람입니다.
자신의 친구가 자랑스럽게 이 조사에서 십타쿠나 오타쿠가 나온 친구가 있다면 멀리하세요


11~15개 - 당신은 오타쿠의 기질이 다분합니다.
물론 완벽한 오타쿠는 아니지만 상당한 소질이 있습니다. 조심하세요

15~20개 - 당신은 오타쿠 입니다.. 스고이데스네~

21~25개 - 당신은 지대 폐인입니다. 오타쿠를 넘는 십타쿠 십오타쿠쯤 되는 분입니다.

===================================================


자신의 친구가 자랑스럽게 이 조사에서 십타쿠나 오타쿠가 나온 친구가 있다면 멀리하세요…….



아마도 요주의 인물 1순위…… (퍽퍽)
 

by 수오 | 2008/07/28 14:13 | Baton // 너묻고나답 | 트랙백(5) | 덧글(27)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에고, 만화책만 파고 있는 사이에 신작 엄청 나왔네. 아줌마, 요즘 어떤 영화 잘 나가요? 아뇨, 비디오 말고 DVD로 볼 건데요. 예예, 사실 집에서는 영화 같은 거 별로 안 보는데 오늘 부모님이랑 같이 보려구요. 으음, 공포물은 별로 재미없고, 에고에고, 조폭물은 뭘 봐도 짜증니까 패스~ 흐흐흐. 좀 뭐랄까, 그냥 마음 편하게 가볍게 볼 수 있는 거? 요즘 시나리오 짜고 있는 것도 피곤한데 괜히 의미 파헤쳐야 하는 건 좀 피곤하니까요. 네. 아…… 뭐 요즘 하긴 인터넷 같은 거 뒤적여보면 보고 싶어지는 게 하나도 없어지더라구요. 네 뭐 판타지 물은 좋아하긴 하는데 한국에 제대로 된 판타지 물이 있었던가요 뭐. 맨날 새로운 시도가 있으면 뭐다 뭐다 해서 까대기만 바쁘니까 괜히 돈 아깝겠다 싶어서 영화관 가는 거 미루다보면 그냥 안 보는 거죠 뭐. 아이고, 디 워 가지고 엄청 싸우긴 했는데 그건 정말 쓰레기 맞아요. 그 날 이거 영화관까지 가서 보러 가자 한 친구놈 멱살 잡고 존내 싸웠잖아요 흐흐흐. 그런 영화는 크레인으로 뽑은 장난감 만큼도 가치도 없어요. 에, 없나 그럼 정말. 신간도 안 나왔죠? 히히, 내일 올께요~




'고등학교 입시 교육의 산물'이자 '한국인들 특유의 결벽증'으로 남아있는 "모든 예술작품에는 깊은 사유와 그에 기반한 인물들의 고뇌가 담겨있어야 한다." 라는 문제는 <놈놈놈>이라는 작품을 이해하는 데에 있어서 큰 장애물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김지운 감독은 놈놈놈의 상영 시간 133분을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으로 대변되는 '도원, 창이, 태구'의 캐릭터의 깊이를 더해주고 관객들에게 이들의 감정을 충실하게 전달하는 데에 투자하는 대신, 한 장의 지도에 얽힌 수많은 세력들 속에서 벌어지는 세 '놈'의 난립 추격 액션에 깔끔하게 다 털어넣어버렸기 때문이다.

그런 식이었다. 김지운 감독은 초반의 열차 털이 씬에서 이미 함축적으로 만주를 바탕으로 한 가상적인 세계관을 이해시켜 버리고, 캐릭터들의 총격 속에서부터 이미 한가득 상징적인 의미를 부여하여 따로 캐릭터들에게 깊이라는 것을 마련해 주지 않아도 관객들 스스로 납득하게 만드는 장치 정도는 이미 준비해 두고 있었다. 캐릭터들에게 매력을 부여해주기 위해 시시콜콜 애들끼리 잡담 떠들게 하지 않아도 캐릭터의 매력이 국수가닥처럼 착 감겨든다. 요컨대 시작씬에서 열심히 날갯짓하던 새들은 그냥 심심해서 날갯짓을 벌인 게 아니듯이. 이제 남은 영화 시간 동안 김지운 감독이 요리해서 갖다바칠 것들은 호쾌한 총질과 가슴을 울리는 말발굽소리와 시원스러운 액션들이었다. 아 물론 웃음을 주는 반찬도 얹어서. 애시당초 '이 영화의 의미는 뭐죠' 하고 시시콜콜하게 따지는 녀석들은 초반 씬에서부터 다 제껴내버리는 셈이다. 뭘 그렇게 고민하고 앉아있니, 그냥 보고 가~ 라는 듯이.

적어도 개인적인 평가로는, 애초에 감독이 의도했던 영화의 만족도는 확실하게 달성했다. 스피디하면서도 사뭇 어지럽게 전개되는 액션은 눈을 떼기 어려울 정도로 관객들을 몰입하게 만들었고, 간혹 긴장을 놓치기 쉬운 순간에는 '이상한 놈' 태구를 내보내어 세계관에 잘 녹아든 맛깔난 웃음과 아리따운 눈요기(?)를 보내주었다. 전형적인 웨스턴 코드를 빌려오긴 했지만, 굳이 웨스턴 코드를 이해하지 않더라도 영화는 온전히 자기 할 이야기 다 하고 잘 간다. 굳이 '한국 고등학교 입시 교육' 식으로 이 영화의 주제를 논하자면, '총 잘 쏘는 남자는 매력있다.' 그게 전부다. 지도에 얽힌 강대국 일본과 독립군의 개입, 마적 세력들의 난입, 시시콜콜하게 지도까지 보여줘가면서 러시아, 만주, 일본의 입지를 논하는 이야기는 그저 영화를 맛깔나게 보이는 한 줌의 고명이요, 한 판의 계란과도 같다. 계속 깨지라지.



김지운 감독의 '웨스턴' 해석 과정에서 가장 크게 희생된 녀석을 하나 꼽자면 '좋은 놈' 도원이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겠다. 어느 작품에나 흔히 사용되는 <선악 구도의 대립>이 초반에 잠시 아슬아슬한 대칭으로 이루다가, 중반부터 수많은 세력들의 난립으로 흐지부지되고 결말에서 '나쁜 놈인데도 나쁜 이유가 있었던 놈'과 '더 나빴던 놈'이 대립하여 시선을 집중시킴으로서 '좋은 놈' 도원이 설 자리는 그저 '좋은 놈'으로만 남아버리는 탓도 이유라면 이유일 것이다.

인상에 남을 정도의 액션 비중을 생각하자면 도원과 창이가 할애하는 부분은 대단히 많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냥 진지해 질 수 있는 영화를 '즐거움'이라는 향신료로 맛깔나게 만들어준 태구의 캐릭터는 '나쁜 놈' 창이라면 모를까, '좋아도 참 애매하게 좋은 놈'인 '도원'이 버텨내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말이 좋아서 세 놈이지, 세 놈들 사이에 서로 일정한 균형을 이루는 데에도 이미 감독은 일찌감치 포기한 듯 했다. 사실 실제 영화의 결말과는 무관하게 이 영화의 최후의 승자는 '이상한 놈' 태구일 수밖에 없었다. 선악 구도, 단순하게는 양자 대립 구도라는 모양새에 집착하지 않기 위해서는 그만큼 제 3자에게 눈길을 많이 주게 하여야 하고, 그 과정에서 선택된 것이 태구였으니까. 어찌보면 처음부터 끝까지 한없이 쫓기는 신세에 내몰리는 것도 처음부터 잘 나가게 만들어진 태구라는 캐릭터의 업보인 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간단하게 이 영화를 평가하자면 '간만에 신나게 볼 수 있는 한국 영화가 나왔다' 라고 평가할 수 있겠다. 솔직히 그동안 한국영화 얼마나 속상하게 봤던가. 어중간하게 끼워져서 어울리지도 않는 권선징악 코드의 조폭 액션 영화도, 항상 '어디서 많이 본 듯 한'으로 시작되는 멜로 영화도, '무섭다' 보다는 '재미있었다'라는 평가를 듣는 게 하나도 속상하지 않아보이는 듯한 공포 영화도 참 뭔가 본 듯 하면서도 미적잖은 껄끄러운 느낌이 있었다. 그래, '놈놈놈'은 꼭 한 번 볼 만 하다. 머리 싸매고 감상하지 않아도 그냥 편안하게 앉아서 애피타이저부터 디저트까지 깔끔하게 가져다 주는 영화라 할 수 있겠는데, 좀 애매하게 어설퍼 보여도 미워할 수가 없는 까닭은 역시 한국 영화로서는 드물게 '욕심 부리느라 이것저것 막 섞어서 잡탕을 끓이지 않은' 느낌이 제대로 들기 때문일 것이다. 제발 한국의 영화 감독 님들은, 욕 들어먹을까봐 어설프게 이것저것 다 감싸안는 욕심은 내지 말고 저렇게도 해봤으면. 아니 그런 것도 이런저런 것도 싫으면 그냥 '창이 눈빛'만 바라봐. 그냥 이병헌의 눈빛 만으로도 뻑 가, 아주 그냥 남자도 뻑 가.

by 수오 | 2008/07/18 00:49 | Column // 손방정 | 트랙백 | 덧글(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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